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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일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한 우연이란

by 귤냥냥 2024. 11. 17.

오늘 남친이랑 블로그 주제 얘기하면서 '우연'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블로그를 써보라 했다.그 이유는 오늘 남친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내가 알바하는 카페에 와줬다. 

 

갑작스레 찾아온 거라 얼떨떨 하고 사고회로가 정지 되었지만 꿈 같기도 하고 반가웠다. 또 행복했다. 복잡미묘한 감정이 더 밀려와서 잊지 못할 느낌으로 남는다. 이렇듯 예상치 못한 곳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더 기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한 이것은 과연 우연일까?

 

아침에 식탁 위 사과를 발견해서 맛있게 먹었고, 일찍 집을 나서는 바람에 청소되지 않은 도로 위 낙엽을 밟고 지나가는 소리와 풍경이 좋았다. 에어팟을 끼고 첫 노래를 골랐을 때는 supernatural(뉴진스)를 듣고 빠지게 되었다.

 

김장철에 사람들이 시골로 내려가려 커피잔을 많이 주문해서 바빴고, 매번 오던 단골손님과 말을 한 두마디 더 텄다. 가게에 오랜 친구가 찾아와서 딸기라떼를 만들어 주었고,  남친이 카페에 찾아왔을 때 사장님이 없어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일주일 전 배라 알바하는 친구에게  '다음주에 남친이랑 같이 올게' 장난식으로 했던 말이 오늘 남친이 오게 되어 뱉었던 말을 얼떨결에 지켜냈다. 이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남친이 우연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라고 한 것인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걷지 않던 길을 걷다 고양이를 여러마리 봐서 힐링했고, 벤치에 앉으려고 편의점을 들렀다가 피스타치오맛 단백질 쉐이크를 하나 얻었다. 일상이 지루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사람들의 소소한 행복을 다시 상기 하게 되었다. 

 

이삭토스트, 김밥 등을 점심에 먹지 않고 버텨내기로 계획했고, 덕분에 집에서 그릭요거트에  더 맛있는 그래놀라 토핑을 더 올려서 먹을 수 있었다. 

 

스트레칭을 하다 내가 발 아치를 교정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걸음걸이를 바꿔봤더니 이틀만에 몸무게는 그대로지만 몸라인이 예뻐졌다. 

 

내 오늘의 일상을 나열해놓고 찬찬히 훑어보면, 우연인 듯 우연 같지 않다.

행운인 거 같지만 나름 원인과 결과가 명확히 있는 듯하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주변이 나에겐 기쁨을 가져다 준 것처럼

 

그럼 과연 내가 오늘 겪은 일은 행운과 더 가까울까?

 

행운과 우연의 차이가 궁금해 검색해보다가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 

행복한 사람은 풍경 바라보듯 인생을 대하고 우울한 사람들은 마라톤 경주하듯 인생을 살아간다

 

사실 이 구절이 눈에 띄고 난 뒤 나는 내가 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부정적인지 않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 현실이 지루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권태롭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관점을 바꿔서 내 주변의 풍경과 사람을 조금 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두배로 많이 웃고, 상대방과 시선을 더 잘 맞춘다.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성공에도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들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놓치지 않는 사람들이다. 

 

매번 잘 알고 있지만, 추상적인 이야기들이다. 이런 습관을 나에게 적용하면 삶이 과연 달라질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노력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늘 그렇듯 내가 쇼핑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새로운 물건이 우리집에 들어오는 설레임, 새로운 환경이 조성 되는 느낌 때문에 무언가를 많이 사는 거 같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매번 갈망하는 건 새로운 걸 접하고, 도전하고, 성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고 있는거라 생각한다.

 

블로그도 그 중 하나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내 일상을 기록하기에는 좋은 기회고 복잡한 내 생각을 풀어 내는 것도 좋다. 미래의 내가 오늘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게 되면, 어떤 조언을 줄까? 궁금하다.

 

앞으로도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내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얻었다. 다음주에는 꼭 남친을 만나면 사랑한다고 안아주고 싶다. 덕분에 걱정이 많이 풀렸다. 오랜만에 스티커 사진도 찍고 싶다. 

 

어떤 삶에 의미를 두면 다 의미 있어질 거다. 사소한 행동들이 나를 이룬다고 앞으로도 그렇게 생각해야겠다.